"난 이 세상이 사라졌으면 좋겠어."
동성이 운을 띄웠다. 이 세상이라는게 말이야.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해.
서로 죽이고 헐뜯는걸 볼 때마다 화가난다는 말이었다. 창조주는 이 세상이 이렇게 변할 줄 알고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동성은 이 세상이 꼭 무너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이런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말도 안되는 행태에 동성은 눈쌀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동성은 이 세상이 멸망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있었다. 왜인지 모를 탄생의 순간에는 새로운 세상의 비밀을 알고싶어했던 동성이지만 탄생의 순간에서 많이지나지 않은 어느 시점 부터 세상의 멸망과 멸종을 바래왔다.
이유는 정확하지않았다. 어느 순간 사람이 싫어졌고 ,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던 꽃들과 생명체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분명 처음에는 저 비어있는 검은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니까. 이제 이 세상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동성이 작게 웅얼거렸다
창조주가 죽이되는 밥이되는 세상이 꼭 멸망했으면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다못해 흐르기 시작했다.
이젠 아무래도 좋다며 무법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이에 지친 사람들은 어느 순간 비과학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세상이 과학적인 무언가로써 돌아가서 영원한 부귀를 누릴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이렇게 패망하고 있지않기 때문이라며.
머리에 든게 많지만 다른 것들을 받아들일수없어 미쳐버린 사람들은 결국 자신들이 굳게 믿어오던 무언가를 신격화했다. 그것들이 점점커지자 사람들의 대화속에 들어있는 낱말들은 비릿하고 더더욱 거침이 없어졌다. 이제 그들의 사회에는 과학과 이성이 사회에서 버텨온 시간 만큼 가라앉아 앙금이되어있던, 나와서는 안될 본성들이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말하는 단어는 점점 부정적인 감정들을 꾸역꾸역 담아내는 듯 했다.
동성은 그런 것들에 대해 점점 질려가고있었다. 멸망의 징조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그들의 두려움이 이끌어낸 본성들이 나와 사회를 어지럽히는데에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아니 점점 속도가 붙어 여기까지 와 있었다. 어느 새 동성이 살아가던 곳에는 동성도 이름을 모르는 갖가지 식물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점점 갈수록 그 이름모를 화려한 식물들 조차 기괴하고 혐오스럽게 자라 식물이라는것을 알아볼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아닌데도 몇백년을 불로불사로 살아오고 있던 동성에게는 사람이 따르기 시작했다. 소위 동성을 따르는 사람들은 동성을 신으로 칭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동성은 비과학적인 운명의 이치에 대한 증거물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느 새 많은 세월을 살아온 동성에게 많은것들을 물었다. 고해성사부터 시작해서 제가 가지고있는 소원을 이루어 달라는 이야기까지 거침없이 고했다. 동성은 그들을 웃는 낯으로 맞이했다. 무슨말을 해도 따사로운 웃음을 짓는 동성을 본 사람들은 동성을 더욱더 신성시했다. 그것이 비웃음일지 누가 알았을까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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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웅성거리는 소리의 근원지는 일반인들이 모르는 뒷골목이였다.
새카만 냄새가 피어오르는 골목가에서 사내여럿이 불성사나운 소리를 내었다.
그 중 재현이라는 이름의 한 사내가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신이라는게 존재하기는 하는거야?
"아니 또 왜 그래 재현아. 너 신님에게 고해성사도 하고 왔으니까 구원해 주시지 않겠어?"
볼멘소리로 투덜거리던 재현을 옆에있던 승협이 달랬다. 그런걸로 너무 속상해하지말라며. 신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사랑을 나누어 주시는 분이니 언젠간 우리에게 축복을 주실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나저나 우리는 구원이란걸 받을 수 있을까요?"
막 살았잖아요. 사람들 삥이나 뜯고, 때리고, 죽이고 그랬잖아요.
애초에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가만두지 않았을거라고요. 시발.
갑자기 무리중에 있던 회승이 말을 하다 체념했는지 욕을 읊조렸다. 그걸 지켜보던 훈은 그런 회승을 보고선 조용히 말을 이었다.신을 봤다는 사람이 몇명인데. 늘 웃는 얼굴로 대해주시면서 지혜를 주신다고 말하더라. 신이라는건 진짜로 있으니까 사람들이 저렇게 광적으로 집착하는거 아니겠어?
27년동안 살아오며 얻은 얄팍한 지식으로 말을 길게 이은 훈은 이따끔 조용해졌다. 옆에있던 (구원에 대해서 말을 제일 먼저 한) 재현이 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근데 훈아."
재현이 잠시 잠잠했던 공기에 파동을 일으켰다.
"너는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고 생각해?"
"있으니까 목격담이 들려오겠지.응"
재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그럼 신이라면 무슨짓을해도 살아서 웃고계시겠지?
"설마. 너 무슨짓을 할려고….?"
"그렇잖아. 생각해봐. 승협이형.오랫동안 그대로인 얼굴이며 늘 인자하게 웃어주신다는데. 신은 모두를 사랑하신다고 하잖아."
"하지만 신이 정말로 죽어버린다면 어떻게되는거야?"
"그럼 멸망하겠죠. 여러가지로 좋은 방법이에요"
작당을하고 제 무리에게 저와 함께하자는 말을하고 있던 재현과 재현의 말을 듣고 있던 승협과 훈과 회승이 섞여있지않던 다른목소리를 듣고는 두리번 거렸다.
"여기에요."
목소리의 근원지에는 많은 매체에서 신으로 칭해지던 한 청년이 서있었다.
"어……어…..나 저 사람어디서봤어."
"저 사람이 신이야?"
"응.저 사람이 신이야….내 고민을 들어주시는 인자하신……..인자한가?"
청년은 고요히 미소지을 뿐이였다. 그걸 가만히 바라보고있던 회승이 운을 띄웠다.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네."
"신께서는 이런 어지러운 세상의 모든 만물을 사랑하시나요?"
물음을 듣지마자 청년. 아니 동성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이내 다시 찌푸려진 표정을 펴고는 다시 생긋 미소를 만들어보였다. 이내 입을 열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몇백년을 산것이 전부입니다."
"저를 죽인다고하더라도 신께서는 이세상을 사랑하지않을거에요."
"신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시었으면 저를 이렇게 오래 살려두지 않겠지요."
생긋 미소를 띄고 있는 동성이였다. 절망에 빠진 무리를 앞에두고 말을 이었다.
"왜냐면 신은 이 세상의 모든 일들에대해 관심이 없어지셨으니까요."
"…."
"이제 저 또한 이 세상에 대한 기대를 버렸습니다."
언제까지 기적같은 구원을 바라는 건지. 이제 이 세상에 기적은 없을텐데
신으로 칭해지던 청년이 비웃었다. 이제는 이 진절머리나는 영생에 하나하나 이름이 깃들 붉은 꽃이 수놓여지겠군요. 당신들의 눈을 보아하니 그러한 것 같네요.
신으로 청해지던 청년은 어느 새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인자하지도 조소를 띄고있지도 않은 오로지 행복만이 가득히 담겨있는 미소였다

